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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현수원장 등록일 2008-11-11 11:38;00
제목   슬플 때 울 수 없으면 臟器가 운다
 슬플 때 울 수 없으면 臟器가 운다


“슬플 때 울 수 없으면 우리 몸의 다른 장기(臟器)가 대신 운다.” 이 말은 헨리 마드리(Henry Maudley)라는 사람이 한 말인데 요즘 빈번히 이야기되고 있는 스트레스와 신체 건강과의 관계의 핵심을 보여준다.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그 괴롭고 슬픈 심정을 토로하여 풀 수 있으면 그로써 더 이상 몸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 사람의 성격이나 처한 상황이 그럴 수 없을 때, 슬픔은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몸을 울게 한다. 다시 말하면 속 골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된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신체적으로 중추신경계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영향을 주고 그로부터 다시 자율신경계와 부신피질 등에 영향이 하달되어 온몸의 각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소화기계통을 보면 슬픔이나 낙담이 있을 때 위 점막은 혈류공급이 적어지고 위산 분비는 감소하며 위 운동은 저하된다. 대장도 기능저하에 빠진다. 이러한 상태가 일시적이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장기의 세포·조직에 병리적 변화를 일으켜 병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화가 나면 정상적인 반응으로서 혈압이 상승한다. 화가 해소되면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화가 나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화를 억압할 수밖에 없는 경우 억압된 분노로 인한 지속적인 긴장은 본태성고혈압(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고혈압으로 전체 고혈압의 약 90% 차지)을 초래하게 된다.
요즘 누구나가 흔히 쓰는 말인 스트레스라는 말은 압력이나 물리적 압박을 뜻하는 공학용어로서 15세기경에 영어권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하였는데 17세기경에 공학이나 건축학으로부터 일반화되어 역경이나 곤란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 1930년대에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에 의해 도입되어 질병이나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간주되었다.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현실에 존재하거나 상상 속에 있거나를 불문하고 그 개인에게 적응할 것을 요구하는 어떠한 자극’의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다루는 의학의 분야를 정신신체의학(精神身體醫學)또는 심신의학(心身醫學)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와 신체건강과의 관계, 몸과 마음의 관계를 의학적인 견지에서 다룬다.
마음의 문제가 의학에 있어서 중대한 문제로 등장한 것은 비교적 근년의 일로서 다음의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였다.
첫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에서 시작된 흐름으로 마음의 병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게 된 일이다. 또한 마음의 병으로 인해 신체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둘째, 뇌 생리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마음과 뇌가 불가분의 형태로 결합되어 있어 서로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셋째, 첨단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한 지나친 기계화로 인간의 마음을 완전히 무시한 비인간적 기술시스템에 대한 반성이다.
이러한 요인에 의해 시작된 운동의 흐름이 1930년대 독일에서 심신의학으로 제창되었고 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보급되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심신의학이 널리 보급되면서 질병을 보는 견해가 달라졌는데 종래는 병을 신체내부의 생리적 기능의 병적 변화라고만 생각했으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병의 원인으로 고려되면서 병인론(病因論) 속에 사회적 환경의 문제가 들어오게 되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격무와 가정문제가 스트레스가 되어 십이지장궤양이 생겼을 때 단순히 십이지장궤양이라고 진단을 내린다면 병의 원인을 전혀 언급함이 없이 결과로서의 생리적 증상만을 언급하는 것이 된다.
심신의학이 몸과 마음을 전체적 관점에서 보고 있는 점에서 전일적 의학(holistic medicine)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또한 동양의학의 전통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재 심신의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고 임상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생체피드백(biofeedback)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생리적 변화를 뇌파, 근전도(筋電圖), 혈류측정 기구를 통해 보게 함으로써 의식적 노력을 통해 신체의 생리적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긴장성 두통이 있는 경우 평화롭고 아늑한 해변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영상을 떠올림으로써 근육의 긴장을 풀도록 노력하는데 그 구체적 결과가 근전도 기구를 통해 이완된 정도로 나타난다.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훈련을 하게 되면 근육의 긴장 정도를 자기 노력여하에 따라 조절할 수 있고 긴장성 두통도 그에 따라 호전되게 된다. 이 방법은 고혈압이나 기관지천식 등과 같은 정신신체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하나 긴장성 두통에 대한 치료효과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생체피드백의 발명은 원래 선승(禪僧)들이 좌선을 하는 동안 평상시와는 다른 뇌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루어졌다. 동양의 명상을 서양의 심신의학적 기법으로 방법화시킨 것으로서 이것을 통하여 서양의 심신의학자들은 동양의 전통, 특히 명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동양과 서양이 점차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이 닦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생체피드백은 일종의 동양의 명상법을 모방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동양 여러 나라의 의학계에 역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실상의 치료효과는 오히려 ‘명상’을 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하여 진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서양의학이 전부인 양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것에도 눈을 돌려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활용에 힘써 우리 의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세계의학에 기여를 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심신의학의 발전과 함께 그 영역도 점차 넓어져 전에는 소화성궤양, 기관지천식, 고혈압, 두통, 편두통 등을 주로 다루었으나 오늘날에는 면역관계, 암의 발생에 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병에 있어서 정신적 요인의 영향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심리적인 것과 자율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분야인 정신·신경·내분비·면역학(Psycho―neuro―endocrino―immunology)이 오늘날 심신의학의 중심영역이 되고 있다.
암의 치료에 있어서 수술·화학요법·방사선요법과 함께 심리요법을 병행함으로써 암으로부터의 생존기간도 현저히 길어지고 또 생존기간 동안의 삶의 질도 향상된 임상보고가 있다.
실제 방법을 보면 긴장이완법을 통해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편안해진 상태에서 이미지요법을 쓰는데 먼저 암세포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머릿속에 그리게 하고는 현재 받고 있는 치료가 구체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상황을 그리게 한다. 그리고는 체내에 있는 자연치유력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하여 활동하고 있는 상황을 명확하게 마음속에 그리게 한다. 이러한 이미지요법의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의학적으로 불치로 생각되는 암환자 159명에게 이 방법을 쓴 사이몬톤 박사는 대조군에 속하는 환자에 비해 2배의 수명 연장이 있었고 완치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생존하고 있는 동안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물질과 정신을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물심이분법(物心二分法)은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과학적 방법의 주류가 되어 왔다. 근대의학과 생물학도 그 영향을 크게 받아 정신적인 측면을 무시하였다. 그러나 현대물리학과 심신의학, 그리고 동양사상의 영향으로 물질과 정신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상관적 이원론이 새로운 원리로 제시되고 있다. 정신과 신체는 하나의 통일된 조직으로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동양의 명상에서 말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는 상관적 이원론보다 진일보한 개념으로 생각되고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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